윤리학

인간의 행위에 관한 여러 가지 문제와 규범을 연구하는 학문으로서 사회에서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규정하는 규범·원리·규칙에 대한 학문입니다. 전통적으로 “우리는 마땅히 어떻게 행위해야 하는가?”, “어떤 것이 좋은 삶(행위)인가?”에 대한 문제에 답을 시도하는 학문이며, 유의어로 도덕이 있습니다.
철학의 여러 분과 가운데서도 “가치”를 다루는 분과 중 하나이기에 가치론(axiology)의 하위 분과로 여겨지기도 한며, 영문 용어 “Ethics”는 습성(習性, manners)을 뜻하는 그리스어 용어 “에토스(ἦθος)”로부터 비롯된 “에티카(ἠθικά)”라는 말에서 유래하였으며,이는 “공동체의 습성”을 따지는 정치철학, 사회철학, 법철학과의 연결점을 드러내기도 합니다.

 

윤리학

 





 

 

 

서양 윤리학의 역사

윤리학은 고대 그리스 시절부터 철학의 중심 주제 중 하나였으며, 이런 논의가 본격화된 것은 역설적이게도 당대의 도덕을 의심한 소피스트들이 두각을 드러내면서부터였습니다.

개개인마다 입장은 다르나, 현재까지 기록이 남은 여러 소피스트들은 대체로 “도덕이란 결국 상대적인 것일 뿐이다”, “도덕은 사회적 약자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꾸며낸 것일 따름이다”, “오히려 진정한 도덕은 강자의 이익을 따르는 것이다”와 같이 통상적인 도덕관에 도전하는 입장을 제기한 것으로 기록되어있습니다.

아테네에서 이런 흐름에 맞서 도덕의 객관성을 수호하고자 했던 대표적인 인물은 바로 소크라테스였으며, 그 제자 플라톤은 자신의 저작들에서 이런 스승의 모습을 기록함과 동시에 자신의 윤리학 및 정치철학에 관한 다양한 견해를 피력하였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니코마코스 윤리학』 등의 저작을 통해 “윤리의 목적이란 행복을 얻는 것”이라는 목적론적 골자를 띤 윤리학 이론을 제시한 것으로 후대까지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좋은 습관으로 적절하게 판단하여 사회의 규칙을 잘 따르면서도, 지적으로 관조하면서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이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하는 윤리적인 삶입니다.

서양 근대 윤리학의 분파를 따지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겠으나, 한 가지 방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직각론자: 모든 사람들은 윤리의 기본적인 규칙들을 직각할 수 있다. 윤리적 규칙왔다감들은 모든 사람들에게 있어서 그 자체로 맞는 형태로 있으며, 이 규칙들은 어떤 근거도 없다 한들 따라야만 한다. (예. 프라이스)

♦감정론자: 도덕은 타인과의 공감과 같은 감정에 의해서 생겨나며, 이에 따라서 사회적인 규약의 형태로 도덕이 굳어지게 된다. (예. 흄, 스미스)

♦자연법학자: 인류에게는 어떤 원초적인 상황이 있었고, 그 상황에 따라서 사람들은 합의하였으며(혹은 합의하였을 것이라고 가정하며), 그에 따라 사회가 구성되고 그 규칙이 정해진다. (예. 홉스, 루소, 로크)

♦독일 학파: 라이프니츠-칸트-헤겔로 이어지는 주로 관념적이고 이성을 중시하는 학파이다. 이들은 관념적이고 이성을 중시한다는 점은 공통되지만, 모두들 나름의 고유한 특징이 뚜렷하기에, 각 사람의 체계에 대해서 각 사람의 항목에서 이해돼야 할 필요가 있다.

 

프레게, 비트겐슈타인 등에 의한 이른바 ‘언어적 전회’ 이후 20세기 전반 윤리학계에서 득세한 작업은 메타 윤리학이었습니다. 보통의 규범 윤리학이 “무엇이 좋은 행위인가?”, “어떻게 사는 것이 마땅한 일일까?” 같은 문제를 묻는다면, 메타 윤리학은 “그 ‘좋다’는게 무엇인가?”, “그 ‘마땅함’이라는게 무엇인가?”처럼 기존 문제들이 묻는게 무엇인지를 따지는 작업을 따지는데 주력하였습니다. 이는 곧 “윤리가 가능한가?”, “그것은 객관적인가?” 같은 회의주의적인 문제제기를 포함하였습니다.

하지만 20세기 후반부터 이런 메타적인 문제만이 아닌 보다 구체적인 규범 윤리로 돌아와야한다는 문제가 대두되기 시작하였으며, 이는 존 롤스의 『정의론』 같은 저작을 통해 본격적으로 가속화되었습니다. 이후 로버트 노직, 피터 싱어, 마이클 샌델, 토마스 스캔런 등 유수의 윤리학자를 통해 규범 윤리학은 다시금 철학의 중심 분야가 되었습니다.

의무론, 공리주의 등과 더불어 20세기 후반에는 옛 아리스토텔레스 윤리학을 계승한 덕 윤리학이 다시금 주목을 받기 시작했고, 더불어 현대 사회의 발달에 발 맞추어 의학의 발전에 힘입은 의료윤리학 및 생명윤리, 환경오염 등에 대처하고자 하는 환경 윤리, 차세대 인류를 고려하는 인구 윤리 등 실천 윤리학의 다양한 분야들 또한 21세기 현재 활발히 논의되고 있습니다.

 

동양에서의 윤리학

동양사상, 특히 중국의 핵심 사상인 유교사상은 사실상 윤리에서 출발해서 윤리에서 끝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유가에서의 윤리학은 선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메타적 질문보다는 어떻게 선을 행해야 하는가라고 하는 방법론에 가까우며, 이를 실행하는 방식인 예(禮)란 어떠해야 하는가에 대한 논의가 대부분입니다. 이러한 성질은 종교계의 최종보스 불교의 등장과 이후 도학이라고까지 불리었을 정도로 이질적이었던 성리학이 등장할 때까지 유교의 주된 논의였고 이에 대한 반테제로써 출발한 도가와 법가가 일견 반도덕적으로 보이는 것도 이러한 배경에서 나왔습니다.

이후 성리학과 양명학이 심성론으로 기울게 되면서 초기 유교가 가졌던 사회윤리에 대한 실천의 측면은 상당히 퇴색되었습니다.

후대로 가면서 ‘너는 임금님께서 붕어하셨는데 곡도 안 해? 슬픈 마음이 없는게로구나!’라는 식의 교조적인 성리학으로 변질되어 버렸고 그 결과는 북쪽의 붕어한 2대 독재자의 장례식 사례에서 매우 잘 나타납니다. 도가에서 비판한 것이 이러한 부분이기도 했으며, 이후 성리학이 대두하면서 인간에게 도덕적 행위를 하도록 만드는 마음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토론이 진행되었고 그 결과 사단칠정이니 이기론이니 하는 것들이 나오게 되었습니다.